Gsong's Blog

재정비 기간


2년 반에 걸친 프로젝트 하나가 끝나고 다음 프로젝트를 위한 플래닝 기간이다. 서비스 기반의 제품들과 달리 Shrink wrap 제품은 하나씩 밀어내는 맛이 있다.

이 시기에 개발자들은 조금 붕 뜬 시간을 가지게 되는데 Planning 이 끝나야 다음 버전 나아갈 방향이라도 알게 될 텐데 아직 그 단계까지 접어들지 못했다. 지금 시간을 알차게 써야 내 성장의 밑거름이 될까 싶어 새로운 기술들도 익히고 미숙했던 것들을 연습도 해보려고 이것 저것 해 본다.

이런 식의 배움을 몇 번 겪다 보니 약간의 요령도 생겼다. 스스로 공부할 때 “무엇을 배울 것인가?” 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보다는 “무엇을 할 것인가?” 가 더 적절하다. 내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알고 난 다음에야 무엇을 배울 지도 정할 수 있다. 때론 배움 자체가 행위의 목적이 되기도 하지만, 나처럼 쉽게 지루함을 느끼는 스타일에는 그 배움 뒤의 달콤함이 최고의 동기 부여 인 셈이다.

그래서 세웠던 모토가 위기지학 이었다. 먼저 내가 쓸 프로그램부터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가져봤다. 길을 다니다 문뜩 떠오른 아이디어들을 급하게 노트를 해보기도 하고, 익숙해져 있는 소프트웨어에 의구심을 가져보기도 했다. 그렇게 나의 컴퓨팅 생활에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하니 불편한 것들이 하나 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이제는 이 불편한 마음을 구현으로 이어가야 되겠는데 잘 될지 모르겠다. 작은 아이디어 하나 구현하기가 이렇게도 힘든데, 창업을 통해 성공한 사람들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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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06 23:48 2010/04/06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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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성장 모델에 대한 짧은 생각


소프트웨어 개발이라는 건 결국 무한히 계속되는 버그 수정이다. 아쉽게도 이 버그들은 결코, 절대, 바닥나지 않는데 그것은 현실의 불완전함에 기인한다. 음 표현이 조금 이상하다. 현실의 불완전함이라기 보다는 인간의 불완전함이 더 맞겠다. 세상은 그 자체로 완전하게 존재하고 있지 않은가! 다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우리 인간이 불완전한 존재일 뿐이니까. 더 엄밀히 말하면 세상을 알아가는 우리의 인식이 완전치 못하다.

그리고 또 하나의 세계가 있다. 이건 순전히 허구속에 존재하는 세계인데, 가증스럽게도 한계가 명백한 인간들이 만든 세계다. 그것은 참 아니면 거짓이라는 흑백논리 속에 존재하며, 그 자체로는 완벽해 보이지만 허술하기 짝이 없다.

개발자들의 문제는 이 두 세계를 잇는 대서 출발한다. 불완전한 머리로 이해한 현실을 나름 완전해 보이는 논리 세계로 옮길 때, 이 두 우주의 간극에서 버그들이 튀어나온다. 그것도 끝도 없이. 그러니 이 직업을 평생 가져가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이 거대한 모순 앞에 당당히 마주설 각오부터 해야 할 것이다. 버그를 만드는 게 내 일이고 그걸 다시 고치는 게 내 일이다.

그럼 이 우주적 모순과 반복되는 일상에서 우리는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가? 그것은 통찰력이다. 하루에 천번의 정권 찌르기 연습을 하는 무도가처럼 우리는 일상의 반복에서 모종의 '득도'와도 같은 깨달음을 얻어야 한다. 그것은 작게는 함수와 클래스의 디자인에 대한 통찰력일 수도 있고, 보다 크게는 소프트웨어와 그 개발 프로세스에 대한 통찰일 수도 있다. 또한 요구사항 변경과 요동치는 현실에 대한 꿰뚫음일 수도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득도'를 할 수 있는가? 여기에 명확히 알려진 방법 같은 건 없다. 다만 한가지 확실한 건 반복, 통찰, 성장의 과정이 행성계의 궤도들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계단형 성장이라고 봐도 비슷한데, 어느 순간에 성장을 통해 자신의 궤도를 능가해 다음 궤도를 달리게 되는 식이다. 그래서 궤도를 바꾸기 위해 우리가 첫번째로 성취해야 하는 것은 빠른 속도다. 일상의 반복들을 전보다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데 집중하면 구심력이 특정치를 넘어설때 성장이 일어나 다음 궤도를 돌고 있는 자신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급하게 쓰다 보니 글과 거기에 담긴 생각이 짧기 그지 없다. 딱히 결론이라고 낼 만한 것도 없지만, 그래도 일상의 반복들이 날 단련할 수 있는 기회라 믿고 오늘도 버그 잡고 스케쥴에 쪼이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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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20 19:58 2008/12/20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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